맛있는 인생

1. 인생의 번 아웃(burn-out)

 

우리 삶에서 번아웃은 왜 오는 것일까요? 그리고 우울증은 왜 오는 것일까요? 이것은 유전적인 것이라서 어쩔 수가 없는 질병 같은 것일까요? 아니면 노력으로 극복이 가능할까요? 만약 원인이 내가 노력하기에 따라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면 모르지만 내가 바꿀 수 없는 환경이나 타인 때문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원래 비관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양한 일을 겪다 보니 스트레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관적인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나는 이것을 '맛을 잃었다'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선천적으로 맛을 못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맛을 느낄만한 능력은 있습니다. 타고난 성향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자기 삶을 사는 낙이나 사는 맛 정도는 느낄 수 있었으면 합니다.

 

2. 맛있는 인생이 있을까

 

재밌는 인생, 멋진 인생은 누구나 다 아는데, 인생이 맛있을 수 있을까요? 다 비슷한 말 같지만 '맛있다'라고 할 때는 느껴지는 어감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맛있다는 표현은 무언가 먹을 때 쓰는 표현이고, 우리나라는 인사도 "식사했냐?"라고 물어볼 정도로 먹을 것에 민감한 민족입니다. 또 음료나 차는 또 얼마나 많이 마시는지 모릅니다.

 

우리 주변에 먹을 것이 흔하듯 '맛' 이란 것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지만,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하면서도 최소 매일 2~10번씩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느껴지는 것이 굉장히 다채롭습니다. 이렇게 거창하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에 가깝고, 작은 기쁨을 자주 줄 수 있는 것, 그게 맛입니다. 누군가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그랬다.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나는 여행도 한번 길게 가는 것보다 여러 번 짧게 가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3. 무엇을 해야 인생이 맛있을까

 

이렇게 작은 기쁨은 사소하고 작은 것에서 올 수 있습니다. 전에는 외주로 했던 것을 직접 해 보면서 얻는 작은 기쁨 같은 것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자기만의 공간을 정리하고 꾸미는 일, 주말마다 작은 요리를 하나라도 해 보는 일, 나만의 작은 정원을 가꾸는 일, 매일 운동하여 자신을 멋지게 만드는 일 등 내 일상에 가까운 모든 것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4. 나만의 원칙을 한두 가지 정해 보는 일

 

여기에 양념을 한 가지만 추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에 회사에 가 보면, 분명 다른 사람들도 나와 동일하게 주말을 보냈는데 어쩐지 나보다 훨씬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나는 주말에 싸우기만 했는데? 나는 별로 만족스럽지 않은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가령 내 주변 동료들은 "많이, 자주 쓰는 것은 좋은 것으로 산다."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떤 동료는 의자를 좋은 것을 사서 쓰고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차를 타야 하는 택시기사가 좋은 차를 사는 것은 사치가 아니며, 본인처럼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근무하는 사무직이 좋은 의자에 앉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나도 이런 것을 참고하여 의자를 좋은 것으로 구입했는데, 허리도 아프지 않고 앉을 때마다 만족감이 높습니다. 이런 것들은 우리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가령 매일 보는 TV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던가, 핸드폰을 자주 보니까 부모님 핸드폰은 좋은 것으로 산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렇게 나만의 몇 가지 지혜로운 원칙을 정하는 것만으로도 훨씬 삶이 즐거울 수 있습니다. 약간은 소확행 같은 느낌으로 이런 맛을 자주 느낀다면 맛있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의 사는 낙을 느끼며 사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은 차이가 클 것입니다. 돈이 많으면 덜 불편할지는 몰라도 그것으로 인해 행복이 커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도 있습니다. 인생의 맛은 그때 그때 느껴지는 것이 다를 것입니다. 오늘 먹은 밥맛이 다르고 그저께 먹은 밥맛이 다르듯, 우리의 인생은 물이 흐르듯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사는 낙이 없다고 느낀다면 한번 생각해 보세요. 맛있는 삶을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정말 맛있게 인생을 산다면 어떨지를 상상해 보기 바랍니다. 맛집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왜 맛집을 찾아다닐지 생각해 보면 생각보다 맛에서 얻는 기쁨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