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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

by kultar 2023. 1. 15.

1. 노년이 아름다울 거라는 막연한 기대

 

나의 대학시절 여자 동기의 꿈은 약간 특이하게도 할머니가 되는 것이었습니다자기가 할머니가 되면 왠지 인생을 조금 더 여유 있고 현명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했습니다. 조금 특이하기도 하였고,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20대 초반에는 막연히 했던 것 같습니다.

2. 부모님 세대의 노년

노년의 삶을 가장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할아버지, 할머니의 삶을 보거나, 아니면 자신의 부모님의 노년을 바라보는 정도일 것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당연히 지금보다 훨씬 예전에 돌아가셨지만 그분들의 노년이 어떠하셨는지에 대한 기억은 그리 많지 않은 편입니다. 할머니와 같이 산 적도 있지만 기간이 짧았기에 그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부모님의 노년을 살펴보는 나의 마음은 그리 편치만은 않고 당황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막연한 노년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틀리다는 것을 지금도 알고 미래에도 알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부모님들이 자주 싸우시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젊어서도 성격이 조금 맞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알았지만, 나이가 드시니 더 완고해지시고, 고집도 세지시고, 귀도 잘 안 들리시고 하시다 보니 다투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에 비해 어떤 부모님은 동네에서 소문난 잉꼬부부셨는데, 한 분이 치매가 오게 되면서 상황이 좋지 못한 것을 보게 됩니다. 과거에 깊이 사랑하였다고 한들 기억을 하지 못한다면 우리 삶의 추억이나 애정 이런 것들의 의미는 무엇일까 싶기도 합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노년이란 뭔가 삶의 지혜를 가지고 현명해지기도 하고 여유도 있어지는 시기라기 보다는 내 삶이 가장 빛났던 순간으로부터 조금씩 무언가 잃어가는 과정인 것만 같기도 합니다이러한 노년의 삶의 장면들은 나에게 있어서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장면들입니다. 어떤 분은 이러한 생소함이 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 수명이 길어졌기 때문에 생긴 새로운 문제라고 합니다.

 

3. 그래서 어떤 부분은 MZ세대의 방식이 옳다

 

나는 MZ세대 노랫말 중에 "오늘의 할 일은 내일의 나에게 맡겨봐!"라는 가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오늘 놀 것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말도 들으며 웃은 적이 있습니다. 나이 든 분들은 보통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할 텐데 정확히 반대입니다. 그런데 부모님 세대는 늘 미래를 위해 현재의 편안함이나 오락, 휴식 등을 포기하셨던 세대였습니다. 부모님이 자식들 시집 장가 다 보내고 다른 걱정, 고민 없이 정말 좋았던 시기는 있기는 하였지만 너무나 짧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경우 일단, 내가 대학원으로 진학하여 늦깎이 학생 신분을 갖게 되어 걱정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부터 아버지가 병을 얻어 수술을 하시고, 그 이후에 여러 가지로 아픈 곳이 생기셨기 때문입니다. 젊어서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나이가 들어서 느끼는 감정이 다릅니다. 여행도 젊어서 하는 것과 나이 들어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하루의 감동, 순간의 감정, 마음의 소리 등에 충실한 것이 미래에 후회로 남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오늘의 나에게는 위로가 되고 친구가 되어줄 것입니다. 그래서 할 수 있을 때 여행도 다니고, 삶을 즐기기도 하고 해야 합니다.

 

4. 존중받을만한 노인이 되기

 

좋든 싫든 노화라는 것은 매일 진행됩니다. 그것은 하루 단위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지금도 초 단위로 진행되고 있을 것입니다. 두려워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두려워말고 현실을 직시하되, 적어도 그런 날이 오더라도 당황하지는 말아야 할 것 입니다. 그리고 완고한 노인이 되어 젊은 사람들을 보고 손가락질만 하는 그런 노인이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노인을 공경하는 풍습이 있지만 노인이라고 하여 무조건 존중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젊은 범죄자는 노인이 되어도 범죄자입니다. 젊지만 존중 받을 만한 사람이 노인이 되어서도 존중 받는 노인이 됩니다. 존중 받고자 한다면 존중받을 만한 행동과 삶을 살아야 합니다. 노약자를 보호해야 하지만, 고집부리며 굳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노인은 약자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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