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나는 비행기 타는 것을 좋아한다.
비행기가 이륙해서 구름 위를 날 때 낮은 곳을 내려다보면 내가 사는 세상이 그렇게 좁아보일 수 없고 인간들은 너무 작아서 보이지도 않으며 그리 높아보이던 빌딩이며 차들도 좁쌀만하게만 보입니다. 이때 나는 마치 수퍼 히어로가 된 기분이 듭니다.
반대로 가장 싫어하는 순간은 비행기가 착륙하는 순간입니다. 좁쌀만해서 별 것 아닌 것 같던 세상이 고도가 낮아질 수록 점점 커져서 결국 내가 고생하며 마주쳐야 하는 현실세계가 됩니다. 비행기 바퀴가 땅에 닿는 순간부터 이제 나는 다시 평범한 한낱 개미에 불과합니다.
2. 벗어날 수 없는 현실과 개인 능력의 한계
요즘 처세에 관한 책들을 살펴보면 메인 스트림은 크게 두가지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열심히 해라", "매사에 최선을 다해라" 같은 흐름이었다면 불과 몇년 사이에 "뭘 그렇게까지?" "그래봐야 소용없다" 같은 흐름이 추가되었습니다. 책 표지도 거의가 누워있는 그림들입니다.
이와 반대로 요즘 극장에서 인기있는 영화는 단연 수퍼 히어로물입니다. 마블, DC를 필두로 수많은 수퍼 히어로들이 출현하는 영화들입니다. 수퍼맨, 배트맨 등 오랜 히어로물 전통을 지닌 DC에 비해 최근 부각되는 것은 단연 마블입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과거 수퍼 히어로는 못하는 것이 없는 만능, 천하무적에 가까웠다고 하면 요즘 수퍼히어로는 딱 한두가지 능력으로도 다른 히어로들과 협력해서 잘 먹고 삽니다. 사실 이건 히어로 영화에 많은 히어로들이 출현하다보니 차별화를 위해 밸런스를 조절한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히어로들이 다 슈퍼맨과 똑같은 능력을 지녔다면 재미가 없지 않을까요? 그러다보니 능력도 각자 다르고 심지어 능력은 좋은데 성격은 찌질한 경우까지 가지 각색입니다. 히어로 하면 힘에 세지거나, 날거나, 커지거나 하는 것을 보통 생각하는데 앤트맨 같은 경우 단지 작아지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다른 엄청난 히어로들과 대등하게 겨룹니다. 그래서 이전의 히어로가 '신'에 가까웠다면 최근의 히어로들은 '초인'에 더 가깝습니다.
평범한 인간인 내 입장에서 히어로물 영화를 볼때는 마치 비행기 이륙하듯 정말 통쾌하기 그지 없는데,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오려고 하면 왠지 허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 히어로들이 신이라기 보다는 초인에 가깝듯 나 역시 초인 단계에서 조금 눈을 낮추면 굳이 수퍼히어로가 아니라도 행복할 수 있을런지 모릅니다.
가만히 보면 이 세상에서 잘된 인간들도 거의가 한두가지 능력을 가지고 먹고 삽니다. 사실 모든 것을 만능으로 잘하는 인간은 간혹 있지만 이는 몹시 드물고 결국 한 두가지 능력의 조합입니다. 약간의 차이로 크게 벌리는게 인간사입니다. '타이탄의 도구들'의 저자 팀 페리스는 이 세상에 성공한 사람들은 사실 한두가지 능력 때문에 성공한 것이고 개인사를 면밀히 살펴보면 일반인들보다 더 취약한 부분도 많이 발견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3. 나도 작대기 한번 쥐어보자
전에는 세상의 파도를 넘어서게 해 주는 지혜는 아버지로부터 얻는 것으로 알았지만, 나이 먹고 나도 아버지가 되어보니 사실 아버지들도 파도에 휩쓸리고 있었으며 그러다보니 무얼 이야기해주어야 할지 잘 모르셨던 것입니다. 나도 먹고 살기 어려운데 내 아이들에게 이 험란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비장의 한 수를 가르쳐 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지만 험난한 세상에서 조금 더 앞서기 위한 작은 작대기라도 하나 쥐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집니다. 바로 그런 욕심에서 사교육이 들어가고 각종 엘리트 교육이 들어가는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내 자식은 무시당하지 말았으면 하는 작은 바램에서 시작된 사교육 열풍이 과도해져서 드라마 스카이캐슬에 나오는 괴물같은 아이들을 만들어내는지도 모르지요. 물론 그렇게까지 해 줄 수 있는 부모는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할 수 있다면 적어도 자기를 지키고 필요하면 자기가 도움닫기 정도는 할 수 있는 작대기 하나라도 쥐어주고 싶습니다. 물론 그런 능력도 갖추는데는 많은 투자와 노력이 들어갈 수 밖에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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