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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Kpop에서 K를 뗄 수 있을까?

by kultar 2023. 1. 26.

1. e스포츠의 인기와 인천에서 열린 LOL

 

이제 e-sports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electronic sports’의 줄임말로, 컴퓨터나 비디오 게임을 통해 승패를 가르는 스포츠를 말합니다. 1990년대 후반 스타크래프트 출시 이후 등장한 개념으로 당시 다소 생소한 개념이었던 프로게이머와 게임 전문 방송 등이 등장했고, 넓은 홀에 대형 화면을 함께 보며 게임을 관전하는 문화가 생겨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돌이켜보건대 과거 프로 운동선수(축구, 야구 등) 역시 직업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였다가 현재는 오히려 높은 연봉을 받고 연예인과 비슷한 취급을 받듯이 프로게이머도 향후에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 이후로 현재 시점에서 세계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게임은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 일명 LOL입니다. 매월 15천 명이 즐기는 게임이며 전 세계 14개 리그가 매년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는데 특히 유럽리그는 2018년 한 해에만 8,100만 명이 시청할 정도로 LOL 리그 중에서도 규모가 큽니다.

 

2. 가상 걸그룹 K/DA

 

2018LOL 챔피언십 경기가 인천에서 열렸습니다. 경기 오프닝 행사에서 이색적인 무대가 있었습니다. LOL 게임 캐릭터 4명을 가지고 Kpop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실제 가수들과 함께 증강현실로 무대를 꾸몄습니다. 노래 스타일도 그렇고 뮤직비디오에 한글이 나올 정도로 노골적으로 kpop 형식을 띄고 있었습니다. 실제 공연에서 노래를 부른 가수들 중 2명이 국내 kpop 걸그룹 멤버였습니다.

 

당시 그룹 K/DA는 공개 열흘 만에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가 5,000만을 넘었고, 미국 아이튠즈 K-pop 차트에서 1위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201939일 현재 시점으로 조회수가 188,149,090 뷰에 이른다.(https://youtu.be/p9oDlvOV3qs) 이게 어느 정도 수준인가 하면 EXO의 중독 뮤직비디오가 188,279,857 뷰입니다. 유튜브의 특성상 한번 올라간 영상에 대한 누적 클릭수는 계속 늘어가므로 2014년에 올라간 EXO의 영상과 2018년에 올라간 K/DA의 뮤직비디오 중 더 인기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단연 후자입니다. 사실 EXO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이 알려진 아티스트에 속하므로 유명 Kpop 가수/그룹 중에 이 정도 뷰가 나오지 않는 경우는 훨씬 많습니다.

3. 이게 마냥 좋은 일이기만 할까?

언뜻 생각하면 세계적인 게임인 LOL 컵 오프닝에 한국 Kpop 형식을 빌린 AR 가수가 노래를 하고 인기가 좋다고 하면 기분이 좋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LOL을 만든 라이엇 게임즈의 최대 주주는 중국 텐센트입니다. 사실 스타크래프트 제작사인 블리자드도 최대주주 역시 텐센트이고 이것 역시 오래된 사실이기 때문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습니다. 다만 K/DA는 한국을 배제하고서도 중국이 기술을 통해 이러한 걸그룹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일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습니다. kpop에서 한국인 가수와 한국 가사를 제외하고 나면 그것이 kpop이라는 느낌을 받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kpop에서 '한국'을 떼도 여전히 kpop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려면 kpop이 적어도 레게나 힙합, 락처럼 하나의 장르로 인식되어야 하는데, kpop에서 한국인 가수와 한국말 가사를 떼는 순간 '글쎄 뭐지?' 싶은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Kpop에서 k를 떼어내도 괜찮으려면 설령 K를 떼어도 될만큼의 장르성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레게음악은 누가 들어도 나름의 특색이 있고 록음악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kpop은 누구나 좋아할 수 있지만 그 특징이 딱히 무엇이다라고 이야기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군무나 한국어 등이 특징은 될 수 있겠지만 누군가가 쉽게 따라할 수 있다고 보는 시선이 있기 때문입니다. 유튜브에 검색해 보면 케이팝 외에 Cpop, Jpop 등 케이팝과 비슷한데 조금 다른 나라마다의 음악이 이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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